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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대화로 우리의 방황이 여행이 될 수 있도록💕

PART 1. 인생의 전환점
: 대화의 진정성을 알게 되다

안녕하세요, 재원님!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저는 라이프쉐어 대표 최재원입니다. 저는 대화와 리트릿*, 그리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일상에 지쳐 있는 사람들에게 나다울 수 있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도록 회복시키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리트릿(Retreat): 일상 속에서 잠시 벗어나 나를 채우는 시간을 갖는 문화

재원님이 하고 계신 '회복시키는 일'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의미 있는 대화를 잘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시함으로써 사람들의 방황 감과 두려움을 좀 더 편하게 꺼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저 역시 인생의 방황을 많이 통과해 왔는데요, 끝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불안을 꺼내면 더 이상 불안이 아니게 되고, 두려움을 꺼내면 더 이상 두려움이 아니게 되는 경험을 하고 난 뒤에 대화를 중심으로 한 저의 일을 참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재원님이 지금처럼 대화의 가치를 크게 느낀 순간이 있다고 들었어요. 그때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오래전 제 인생 처음으로 깊은 웅덩이를 만났던 시기가 있었어요. 이직은 실패했고, 부모님은 큰 사고를 당했고, 관계도 돈도 잃었습니다. 그 당시 제가 에어비앤비로 운영 중이던 작은 숙소가 있었는데 여기서 우연히 만난 베를린 정신의학과 친구 루카스가 서로의 인생에 대해 깊은 대화를 한번 나눠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 왔습니다.

처음엔 그럴 힘이 없었기에 거절했지만, 안전하고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걱정 가득한 속마음을 말로 꺼내고 서로 공감을 주고받게 되었어요. 그 사이 제 안에 숨겨진 감정의 돌멩이들을 발견할 수 있었죠.


깊은 대화의 끝에는 마치 제가 먼 여행을
다녀온 것 같이 리프레시가 되었어요.

제 안에 있던 응어리가 모래처럼 사라지자, 대화가 주는 가치에 대해서 크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3시간을 쉬지 않고 대화를 이어갔지만 제게는 마치 5분처럼 느껴질 만큼 몰입이 되었습니다.

이전에 나눴던 대화랑은 무언가 다르게 느껴졌나 보네요.

그 대화가 달랐던 점이라면, 대화가 끝났을 때 제 마음 깊은 곳에서 용기와 연결감이 생겨나는 게 느껴졌다는 거에요. 마치 저 멀리 해외여행을 다녀온 듯 기분이 리프레시가 되었다면 믿으실까요?

그렇게 느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겉도는 대화'가 아닌 마음속 불안과 두려움을 꺼낼 수 있는 '진솔한 대화'였기 때문이었어요. 루카스는 이것을 '커뮤니티 케어'의 일종이라고 했습니다.

'겉도는 대화'라는 게 어떤 의미인가요?

비유적으로 설명을 해볼게요. 요즘은 동거를 한다든지, 친구랑 산다든지 살아가는 형태가 다양한 시대잖아요. 그런데 사람들을 보니 같이 산다고 해서 연결감이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대화'도 마찬가지예요. 우리가 항상 말을 하고 있다고 해서 스스로나 상대방을 알아가는 건 어려운 일입니다. 그 이유는 우리가 대부분 일상 대화 수준, 즉 겉도는 대화를 많이 하기 때문인데 저는 그게 사람을 굉장히 외롭게 만든다고 생각해요.

사람은 살면서 누구나 실수하고 사건 사고도 생길 수 있지만, 막상 이런 일이 내게 닥치면 깊은 대화를 나눌 사람이 없는 거죠. 그렇게 되면  결국 나 혼자 고립되는 듯한 감정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굉장히 가난해지잖아요. 이런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사람들이 중독성이 있는 것, 혹은 소비를 찾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공허해질 뿐이더라고요.

PART 2. 함께 살아가는 삶
: 대화로 우리를 돌보는 법

그러면 재원님은 '깊은 대화'를 통해 우리가 가진 공허함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걸까요?

맞아요. 사실 '말'이라는 거는 거의 공공재 수준이잖아요? 우리가 대화라는 걸 조금만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면 나도 편안해지고 상대방도 편안해지고 그 과정을 같이 했던 사람들 하고도 매우 큰 연결감이 생기면서 어딘가 허했던 감정, 공허한 감정을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저의 경험을 더 알리고 싶어서 커뮤니티 '라이프쉐어'로 발전했고, 몇 권의 책도 썼습니다. 대화를 도와주는 도구를 만드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로도 확장이 되었고요. 

재원님이 집필한 책

대화를 도와주는 도구 대화카드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알고 싶어요.

대화카드는 내 감정을 말로 꺼내고, 스스로 혹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삶, 사랑, 감정 등 여러 가지 테마가 있고 각 카드마다 단어나 설명이 쓰여 있어요.

대화카드는 두 가지 개념을 생각하며 만들었는데요. 첫번째는 다이빙이고, 두번째는 리플렉션(거울 보기)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마음을 열어주는 대화카드

첫번째, 다이빙은 질문의 깊이감이 다른 여러가지 질문 카드를 통해 나의 마음 속 깊은 곳까지 부드럽게 다이빙 해보는 개념입니다. 이렇게 한두번 해보면 질문을 하지 않았을 때는 몰랐던 내 마음속 많은 이야기들이 밖으로 자연스럽게 나와요. 그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에게는 '아 저 사람이 저 정도까지 다이빙을 했네? 나도 여기 깊은 곳의 이야기를 꺼내봐도 괜찮겠구나.'라는 안전감을 느끼게 됩니다.


다이빙의 깊이에 따라
질문, 답변의 깊이도 달라져요

그럼, 점점 더 깊게 다이빙을 하다보면 진솔한 이야기가 나오겠네요. 효과는 어떤가요?

저희는 그걸 계단 효과라고 하는데요. 혼자 갔으면 못 갔을 지점까지 점점 더 깊게 질문을 해보고 이야기를 꺼내다 보면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마음이 좋아지게 돼요. 여기에 상대방이 제 말에 공감까지 해준다면, '이건 나만의 문제가 아니구나! 우리 모두의 것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안도감이 크게 생기게 됩니다.

물론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지만, 그 안도감이 그 사람을 온전하게 다시 살아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큰 힘이 되어줍니다.


그럼 리플렉션은 어떤 개념이에요? 

리플렉션(거울 보기)은 셀프 리플렉션도 있고 상대방을 통해서 나를 비춰보는 방법이 있는데, 둘 다 효과가 달라요.

우선 나 혼자 하는 대화에는 조금 더 내가 내밀하게 깊어지는 힘이 있어요. 반면에 상대방이랑 하는 대화에서는 상대방이 내면의 깊은 이야기를 꺼내면 그 안에 내가 보이게 됩니다. 이러한 효과를 통해서 저 사람을 이해하는데 좀 더 쉬워지고 내가 가지고 있었던 편견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는거죠.

PART 3. 나누고 싶은 마음
: '라이프쉐어'가 되기까지

재원님께서는 어떤 마음으로 '라이프쉐어' 커뮤니티를 시작하셨나요?

사람의 정서적 케어를 위해 대화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걸 깨닫고, 이 경험을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또 나누고 싶었어요. 처음엔 사이드 프로젝트처럼 사람들과의 가벼운 교감으로 시작했는데, 2년이 되어가던 2017년이 되었을 때 용기를 내어 커뮤니티 비지니스로 만들면서 본업이 되었죠. 

재원님 개인적으로는 ‘남과 하는 대화’와 ‘나와 하는 대화’에서 어떤 차이가 있으실지 궁금해요.

저에게 남과 하는 대화란 '여행' 같아요. 그 사람의 세계에 쉽게 가볼 수도 있고, 나 혼자가 아닌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상태에서 이야기한다는건 굉장히 엔터테인먼트 쪽으로 즐거움이 있어요.

반대로 나와의 대화는 버티기만 했던 스트레스와 상처를 보듬는데 몰입을 하기 때문에 조금 더 고독하고, 마치 애도에 가까운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저를 위로하는 방법을 몇 가지 개발했어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깊게 듣는다든지 아니면 나와의 대화를 문답 형태로 글을 써서 고독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게 합니다.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요, 그림처럼 내 앞에 보이는 형태로 풀어내 놓으면 조금 더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서 즐겨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춤과 춤 명상을 좋아합니다. 춤을 출 때 만큼은 말을 하지 않고 감각과 몸에 집중하게 되면서 글로서는 볼 수 없던 나의 많은 감정과 무의식을 탐구할 수 있게 도와주거든요. 

춤, 노래 등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는 곳
 @innercity_ground

대화의 가치를 알리는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끼실 때는 언제인가요? 

정말 많은데요, 우선 첫 번째로 사람들의 ‘변화’를 지켜볼 때에요. 대화를 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고민이 스르륵 해결되어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대부분의 고민은 질문만 바꿔도 저절로 해결되어버리거든요.

묻고 답하는 동안 '내가 왜 이걸 몰랐지?'하며 커다란 삶의 영감을 건져가죠. a와 b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던 문제에서 제 3안을 찾아 기뻐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이런 자기탐구 과정을 ‘다이빙 클럽’이라고 부르고, 1년에 두 번씩 진행하고 있어요.

북한산 자락에 위치한 리트릿 공간

숙박형 프로그램인 '리트릿'을 하면서도 드라마틱한 보람을 느껴요. 나의 두려움을 꺼내는 대화를 나누고 춤추는 시간을 보내다 보면, 짧은 시간 내에 '내가 이렇게 천진난만 해질 수 있구나, 내가 이렇게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구나' 라는 걸 깨달으면서 마음이 확 열리게 되고, 굳게 닫혀 있었던 마인드가 굉장히 좋은 상태로 달라지거든요. 


리트릿을 '작은 여행'이라고 불러요.
저멀리 떠나는 게 아니라 도심 속 낯설지만
편한 공간에서 지내보는 겁니다.

그래서 '리트릿'을 다녀온 사람들의 삶이 되게 많이 바뀌거든요. 그 시간 동안 나다움을 찾아내는 거죠. 이렇게 사람들의 변화를 지켜 볼 때 저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두 번째는 ‘연결’이에요. 제 직업은 좋은 질문으로 두려움을 꺼내게 하고, 서로의 관계를 나아가게 만드는 일이에요. 저는 이것을 캠프 파이어에 많이 비유해요. 처음에는 각자 건조한 나무토막처럼 건조하던 두 사람이 삶에 다양한 주제로 안전하게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불이 활활 타오르는 교감의 순간을 맞이하거든요.

저희가 조직문화 개선 목적으로 기업에 워크숍도 종종 나가곤 하는데요. 같은 조직 구성원임에도 놀라울 정도로 서로를 모르시더라고요. 프로그램을 통해 업무적인 능력을 넘어 왜 저 사람이 그렇게 행동했는지 이해하시면서, 팀 분위기가 좋아지는 경우를 봤습니다. 

이렇게 대화를 통해 긴장되고 딱딱하던 관계가 부드럽게 풀리고, 서로 인류애를 회복하시는 걸 보며 쾌감을 느낍니다.

반면에 대화가 업이 되면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라이프쉐어를 본업으로 하게 되면서 가장 힘든게 세일즈랑 연결시켜야 되는 거거든요. 이거를 캠페인으로 하면 부담도 없고 서로가 즐거운데, 생계랑 연관이 되면 부담이 되는 부분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이게 삶을 다루는 분야이기 때문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다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해야 하고 개별적으로 주인공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런데 앞에서 너무 센 주인공이 있으면 이게 삶을 나눈다기보다는 토크쇼처럼 되지 않을까? 혹은 욕망을 나누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좀 들더라고요. 그래서 앞으로 라이프쉐어에 어울리는 균형감을 찾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치며

'내 인생에서 무언가를 선택'해야 할 때 재원님이 기준으로 삼고 계신 게 있을까요? 

저는 무엇이 내게 더 빅러브(Big Love)일까?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요. 예를 들어 제가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 다른 회사에서 더 좋은 포지션으로 제안이 왔습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가는 게 맞겠죠. 그런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어떤 게 진짜 더 내 인생과 나를 더 잘 사랑하는 방법일까?'라고 스스로 질문하는 거예요.

그러면 질문 없이 머리로만 생각했을 때랑 조금 다른 답을 얻을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그런 선택의 갈림길에 있을 때 우선 질문을 해요. 내가 하는 이 선택이 '내 삶에 있어서 자존감이 높아지는 방향일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내 일상을 더 잘 가꾸고, 나를 알아가고 싶은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려요. 

무조건 '질문'입니다. 스티브 잡스가 한 그런 말 있잖아요.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내 삶이 설레는 삶인지 물어봐라. 3일 동안 물어보고 그게 아니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바꿔라.' 일론 머스크는 '우리가 인류의 미래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와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하죠. 질문이 있다면 인생도, 사업도 그렇고 제품을 개발할 때도 동기부여로 삼을 수 있거든요.

그런 사람들이 한 말을 보면 내 일에 대한 철학과 방향성을 택할 때 항상 무엇이 더 좋은가에 관한 '정답'을 찾는 게 아니더라고요. 오히려 '무엇이 나를 위한 선택일까?', '정말 내 인생을 내가 자랑스럽게 하려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해야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가까워요.

그런 의미로 내 일상을 더 잘 가꾸고, 나를 알아가고 싶은 여러분들도 스스로 이런 질문을 자주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사진 촬영 | 최모레

인터뷰 & 편집 | 오늘의집

+ 재원님 인스타그램

+ 라이프쉐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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